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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착각

우리의 믿음과 행동이 상응하지 않을 때, 우리는 균형을 잃은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인지 부조화라고 한다. 이 불쾌한, 불편한 상황에서 믿음과 행동을 일치 시키고자 하는 동기가 생긴다. 이때 우리는 우리의 행동을 바꾸거나 정당화할 수 있는데, 대체로 후자의 길을 택한다.

우리의 두뇌가 생물학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는 것, 우리의 개인적 생각과 행동 역시 사회적 토대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지닌 신념들을 마치 우리의 정체성을 단단히 묶어 놓는 묵직한 닻처럼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인지적 작용의 영향으로 빚어진 존재이며, 그러한 작용들은 우리의 의식 바깥에서 일어난다. 우리 두뇌의 무의식적 영역의 깊숙하고 후미진 어딘가에서, 인지 부조화가 낳는 불편한 감정은 우리 스스로의 행동을 합리화하도록 작동하며,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작동방식을 인도한다.

실제로 인지 부조화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압박한다. 그래야 내면에서 부대끼는 감정을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객권적 사실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 느낌 혹은 소망과 충돌할 때, 믿음과 행동 사이에서 내적 전투가 벌어진다. 게다가 자신의 가치와 반하는 일을 했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해도 되는 일이 무엇인지 기준을 바꿔버린다. 그런 일 또한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 스스로를 속이고 내적 분열을 감추는 행동은 조용히 사람을 갉아먹는다. 자존감을 해출 뿐 아니라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스스로에게 정직해지는 것은 우리가 인생에서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실 ‘성공’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따르는 것과 전혀 상관이 없다. 본인의 개인적 가치에 따라 조화롭게 살고 있는 사람이 인생에서 더 큰 만족감을 누린다. 더 행복해진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을 모방할 것이다. 우리는 뭘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를수록, 본인이 가진 지식과 능력에 확신이 없을수록, 더욱 다른 사람들을 참고하고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 지식이나 기술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면, 개인 뿐 아니라 심지어 집단 전체가 선도자의 행동을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럴 때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방하는 행태가 선한지 혹은 악한지 등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와 같은 따라쟁이의 함정은 집단 착각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며, 실로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순수하게 경제적이거나 공리주의적인 존재가 아니다. 심지어 자기 이익을 추구하고 있을 때조차 내면의 조화를 추구한다. 우리는 진실을 말하는 경향이 있다. 공동체 생활에 기반을 둔 뇌신경 화학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또한 다른 이에게 진실하도록 유도한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거짓말을 할 때보다 진실할 때 기분 좋도록 만들어진 존재다.

- 저자 토드 로즈, 집단착각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