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리

집에서 자녀와 함께 두바이 초콜릿 만들기

아이들 사이에서 두바이 초콜릿 이야기가 스물스물 돌고 있었다. 먹어보고 싶은데 구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었던 것이다. 검색 해봤을 때 아주 가격이 비싸던가 믿고 살만한가 싶을 정도로 의심되는 몇군데는 발견했지만 딱히 사고 싶지 않았다. 초콜릿이야 그까이꺼 만들어 먹기로 했다.

초간단 레시피는 버터에 튀긴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섞은 다음 초콜릿을 씌우면 끝이었다. 역시 아 간단하군 하면서 카디이프가 도대체 뭐야? 하며 구하러 여기저기 검색해봤는데…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국내에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없어서 모두 예약 주문을 해야 했고 카다이프 하나 사는 가격도 차라리 맛있는 초콜릿 하나 사먹는게 나을 정도였다.

유튜브를 찾아보니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까지 직접 만드는 것을 발견하고 모조리 만들면 되겠구나하고 덤볐다.

재료는 다음과 같았다.

  • 카다이프
    • 중력분 200g
    • 전분 40g
    • 설탕 2g
    • 소금 1g
    • 식용유 5g
  •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 피스타치오 200g
    • 올리브오일 100g
    • 꿀 100g
  • 다크 커버쳐 초콜릿 200g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생 피스타치오의 껍질까기이다. 1kg 단위로 구매하는 것이 가장 저렴해서 한봉지 사서 까는 데만 30분 걸린 것 같았다. 다행히 내가 직접 까지 않아도 되었다. 두바이 초콜릿을 먹고 싶은 아이가 열심히 집중해서 다 까두었다.

껍질을 깐 피스타치오를 믹서기에 넣고 갈아둔다. 두바이 초콜릿으로 안먹어도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는 빵에 발라도 맛있을 것 같아서 많이 만들어 두면 좋을 것 같았다. 씹는 식감을 준다면 너무 잘게 갈지 말고 살짝 두께감있게 갈기로 하자.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는 피스타치오 가루 : 올리브오일 : 꿀 = 2 : 1 : 1 로 섞어서 만들면 끝이다.

이제 카다이프를 만든다. 중력분, 전분, 설탕,소금, 식용유(또는 올리브오일)를 물과 함께 반죽을 만든다. 물을 넣은 양을 정확히 측량하지 못했지만 약 400g은 넣은 것 같다. 왜냐하면 반죽은 제빵, 쿠키나 면에 쓰는 질감 상태와는 달라야 한다. 직접 구워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질퍽하게 묽은 정도여야 한다. 붕어빵 반죽 정도의 묽기라고 봐야할 것 같다.

반죽은 처음에 패트병에 담아 뚜껑에 바늘 구멍을 뚫어 가는 줄기의 짤주머니를 만들어봤지만, 밀가루 반죽이 너무 작은 구멍으로는 통과를 못하고 큰 구멍을 만들면 패트병으로는 압력이 나오지 않고 반죽이 줄줄 흘러내렸다. 그래서 지퍼백에 담아 밑 모서리 끝을 가위로 적당히 잘라내어 짤주머니를 다시 만들었다. 그러니 적당한 압력으로 앏게 분사가 가능했다.

 

중불 정도의 열로 넓은 팬에 가능한 얇게 짜서 면을 만든다. 금방 굳기 때문에 적당히 굳으면 바로바로 새로운 반죽을 넣어 굳힌다. 조금 덜 익었더라도 어차피 다시 볶을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

 

 

버터가 후라이펜에 전체적으로 깔릴 정도로 넉넉히 녹인다. 센불에 하면 버터는 타니 약불로 녹이고 면을 넣은 후 중불로 볶는다. 갈색 빛이 돌정도로 그리고 버터가 바싹 마르지 않고 깔려서 튀겨진다는 느낌으로 볶았다.

 

 

볶은 카다이프와 만들어 두었던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적당히 섞는다. 면의 양보다 피스타치오양이 1:2 정도가 좋은 것 같다.

이제 초콜릿을 템퍼링 한다. 코팅용은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커버쳐로 하면 맛이 좋다. 하지만 초콜릿 맛이 강한 만큼 초콜릿 양이 많으면 피스타치오 소스맛이 잘 안난다. 아무튼 커버쳐를 사용하기 때문에 템퍼링이 필수이며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템퍼링은 가장 마지막에 한다. 끓인 물과 찬물을 섞어 가며 50도 정도 온도계로 맞춰주면 정확하겠지만 대충 손온도로 잠깐 담갔을 때 참을 수는 있지만 계속 담구고 있기 부담스런 온도가 50도….라고 짐작하고 중탕을 했다.

 

커버쳐 초콜릿은 투박한 색이지만 50도 정도로 녹인 초콜릿은 윤기가 흐르기 시작한다. 모두 녹고 윤기가 흐르는 것이 보일 때, 찬물로 온도를 28도 정도로 낮춘다. 살짝 꾸덕해 질때 작업이 가능해진다. 너무 낮은 온도로 갑자기 식히면 굳어버려 작업이 불가해진다. 그러면 다시 온도를 높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두바이 초콜릿의 풍미인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 카다이프의 고소하며 크런키한 풍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초콜릿은 살짝 입힌다는 느낌으로 몰드에 부어주고 냉동실에서 30분간 굳혔다.

 

모양은 예쁘게 안나왔지만 맛은 예상보다 훨씬 맛있었다. 특히 식감이 크런키해서 좋았고 올리브와 피스타치오 특유의 향이 초콜릿과 어울리는것이 신기했다. 모조리 다 만들려니 생각보다 너무 번거로웠지만 자녀와 함께 하니 쿠킹클래스 체험하는 듯 해서 좋았다. 추천한다. 번거롭지만 어렵지는 않다.

그리고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는 많이 만들어 두길 잘했다. 호밀빵이나 식빵에 발라먹으면 아침식사로 너무 좋았다. 달달 고소함이 아침을 든든히 챙겨준다.